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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의 무게

사무엘하 23장. 블레셋이 베들레헴에 진치고 있을 때, 다윗은 요새에서 “베들레헴의 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를 들은 장수들은 적진을 뚫고, 목숨을 걸고 그 물을 떠다 주지요. 그러나 다윗은 이 물을 마실 수 없다고 합니다. 이것은 생명을 값으로 치른 물이라며 하나님께 부어 드립니다. 그리고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선포합니다.


교회를 개척한 지 2년 반이 되었습니다.사실 지금도 무언가 갖추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내세울 만한 외형적인 것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아직입니다. 여전히 작은 개척교회입니다.

그런데 처음에 비하면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집에서 우리 아들 하나를 놓고 설교하던 어린이 예배는 이제 제가 설교하지 않습니다. 유스도 없었는데, 지금은 유스 전도사님이 계십니다. 이번 부활절을 준비하면서는 오케스트라와 모던 밴드의 콜라보레이션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정말 놀라운 변화입니다.


사실 저는 그때가 너무 좋았습니다. 재정적으로 막막하고 앞날이 캄캄했지만, ‘교회’라기보다는 가족 같고 친구 같은 그 모임, 그 gathering이 좋았습니다. 누군가의 염려처럼 “그래도 목사인데 너무 막 대하는 거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차라리 거리감 있는 근엄한 목사보다,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친구 같은 목사가 더 좋았으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교회가 점점 정돈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부서가 생기고,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미리 계획하고 준비합니다. 그 안에서 누가 무엇을 섬길지 함께 나눕니다.

너무 좋습니다. 감사하고 정말 좋은데…


그 말씀 속 다윗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비록 적은 사람이지만, 이제는 내가 하는 말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있구나. 더 이상 가까운 사람들에게 하소연하듯 말할 수만은 없는 자리가 되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세상의 눈으로 보면 앞이 캄캄할지라도, 하나님이 함께하시기에 모든 것이 감사하고 좋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말 한마디의 무게가 조금씩 느껴지며 저를 긴장하게 만드는 한 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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